회복탄력성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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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모교육학회
2025-01-22 21:55 1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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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탄력성의 힘

어린이집 원장 이경주

 

아는 지인이 경력단절 후 10여 년 만에 유치원에 이력서를 제출한다고 한다. 어린이집에 근무하고 있는 나에게 본인이 작성한 것이 맞나 한 번 살펴달라는 부탁을 하여 이력서랑 자기소개서를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아들이 방에서 나오더니 엄마, 탄내 안나?” 하며 가스 불을 끄는 것이 아닌가? 이런! 된장국이 남아 있어 잠깐 데운다는 것이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침에 일어나서 밥하고 설거지하고 분주히 움직이다가 출근하여 일하느라 냄새를 못 맡는다는 생각은 전혀 해보지 않았는데 내가 냄새를 맡지 못하나라는 생각이 들자 문득 겁이 났다. 그러면서 지난날을 되돌아보며 냄새와 관련된 나의 행동들을 살펴보았다. 출근길에 어린이집에 들어서면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찔러 아침밥을 굶고 가면 침이 고이고는 했는데 그런 증상이 어느샌가 보이지 않고, 집에서도 찌개를 끓이면서 얼른 해서 아이들 먹여야지하며 만들기에만 급급했지, 냄새는 전혀 생각도 안 했는데뭐지?

 

얼마 전에 학부모의 민원이 접수되었다. 어린이집에서 아이를 잘 돌보아야 하는데 자신의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놀다가 다쳤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이었다. 의학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아이가 아프다는 말을 들은 보호자가 정신적으로 피해를 보았다며 그 보상을 해달라는 것이다. 20여 년을 아이를 가르치는 일을 해왔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며칠 밤을 새우며 고민하였다. 다행히 아이가 며칠 지나 아프다는 말을 안 하고 잘 노니까 보호자의 요구도 슬며시 사라져버렸다. 하지만 그 며칠의 시간이 나에게는 무척 힘든 시간이었다. 지금까지 잘 살아왔다고 나름 뿌듯하였는데 한순간 내가 걸어온 길이 부정당하는 것처럼 큰 사건이었으며 마음의 상처가 깊게 남았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도 다녀오고 마음을 나누는 지인들과 즐겁게 지내면서 그 사건을 잊었다고 생각했는데아니었나 보다. 라디오에서 중년이 되면 스트레스를 덜 받고 받더라도 회복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길러 앞으로 더 나아가는 말을 들었다. 함께 운동하는 요가 강사도 나를 사랑하는 것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라며 나에게 맛있는 음식을 먹여주고 나의 몸을 가꾸며 나에게 투자하라고 하였다. 삶은 롤러코스터라고 생각한다. 누구에게나 희(), (), (), ()은 찾아온다. 옛 선인들이 말한 것처럼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말에 의지하면 깊은 아픔과 절망도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희미해질 것이다.

 

<성찰 질문>

나를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보세요.

코너 데이비슨은 회복탄력성 척도로 자기조절력, 대인관계력, 긍정성이 세 가지를 제시하였습니다. 당신은 회복탄력성을 기르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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