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자의 파충류의 뇌를 안심시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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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현호
한국부부행복코칭센터 소장
국제코치훈련원 원장
ICF Korea챕터 부회장
어떤 부인이 질문한다.
“우리 부부는 서너 마디만 나누면 그냥 화가 나서 더 이상 대화가 안돼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평소 어떻게 대화하시는데요?” 라고 내가 물었다.
“그야 속상한 일이 있으니 목소리가 평소보다는 높아지죠.”
“그렇게 말씀을 막 시작하려고 할 때 고객님의 표정은 어떤 것 같아요?”
“불편한 이야기를 하는데 편안할 리는 없지요.”
그저 평범하고 일리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여기에서 우리가 생각해 볼 점이 있다. 미국의 생리학자이며 신경과학자였던 폴 맥린(Paul Donald MacLean 1913.5.1 – 2007.12.26.)은 우리 인간의 뇌가 삼위일체로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즉, 세 개의 삼중뇌로 되어 있어서 각각의 역할이 정해져 있다는 것이다.
가장 먼저 생긴 뇌를 ‘파충류의 뇌’라 하고 ‘뇌간’이라 부르며 ‘생존’을 담당 한다. 다음에 생겨난 뇌가 ‘포유류의 뇌’로 ‘변연계’라 부르며 ‘감정’을 관장한다. 그리고 맨 나중에 생긴 뇌가 ‘영장류의 뇌’로 ‘대뇌피질’이라 부르며 ‘이성’을 관장한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뇌는 ‘생존’을 담당하는 ‘파충류의 뇌’다. 이 ‘파충류의 뇌’는 상대방이 어떤 말을 하려고 할 때,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안전한가?’하고. 이 질문에 대답이 ‘Yes’이면 웃고 나누고 즐긴다. 하지만 ‘No’라는 답을 얻게 되면 3F 반응을 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미국의 생리학자 캐넌(Walter Bradford Cannon 1871.10.19.–1945.10.1.)이 주장한 ‘투쟁-도피 반응’이다.
즉, 에너지가 있는 사람은 싸우려고 한다(Fight). “아니 왜 목소리를 높이고 그래요?” 또는 “그 표정이 뭐야?” 라며 덤빈다. 그리고 에너지가 상대적으로 낮은 배우자는 도망간다(Flight). “알았어요. 나중에 이야기 해요.” 하면서 슬그머니 그 자리를 피해버린다. 압도적으로 에너지가 낮은 배우자들은 얼어붙어 버린다(Freeze). 말문을 닫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수동적이 된다. 이런 상태에서는 상호 만족할만한 대화를 기대할 수 없다.
그래서 대화를 시작할 때는 우선 배우자의 ‘파충류의 뇌’를 안심시켜야 한다. “자기야, 들어봐~” 하면서 부드러운 말투와 온화한 표정으로 시작해야 한다. 지시나 비난, 비판, 불평조로 대화를 시작하면 상대의 ‘파충류의 뇌’는 ‘너 죽과 나 살자’의 생존기제로 들어간다. 그래서 자신을 변화하고 합리화하고 역공격을 준비한다. 이런 상태에 대화를 하기 때문에 서너마디면 대화가 끝나버리고 마는 것이다. 자녀와의 대화도 마찬가지다.
성찰질문
1. 당신은 가족들과 대화를 시작할 때 어떤 표정과 목소리로 대화에 임하나요?
2. 가족들의 ‘파충류의 뇌’를 안심시키기 위해 무엇을 해보고 싶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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