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대화를 했다지만, 자녀는 대화가 없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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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21-08-22 18:24 17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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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인수 (한국코치그룹 마중물(협) 이사)

2018년 모 교육청에서 주관하는 진로박람회에서 만난 코칭사례입니다. 아버지와 고등학교 3학년 아들이 함께 참석했고, 아들의 진로문제로 아버지가 신청했었습니다. 코칭대화를 하는 동안, 아들은 등을 뒤로 젖히고 의자에 기대어 앉아 있었고, 아버지는 상체를 앞으로 숙이고 하소연 하는 듯한 분위기였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이 대학진학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기를 간절히 원했지만, 아들은 ‘저는 대학에 가기 싫고, 사업이나 할 겁니다. 편의점 사장이나 하렵니다’라는 말만 했습니다.
무언가 다가오는 느낌에서 대학진학을 위한 아들의 코칭보다는 아들과의 소통을 위한 아버지의 코칭에 보다 무게감을 뒀습니다. 코칭을 마무리되어가면서 아버지는 ‘아들과 맥주 한 잔 마시면서 터놓고 얘기하는 시간을 가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동시에 아들의 이야기를 듣기만 하고, 따지고 야단치지는 않겠다고 조건도 함께 선언했습니다. 아들도 아버지와의 대화에 동의했습니다.
코칭 대화 중 아들은 ’아버지는 일만 열심히 했지, 저의 말을 안 들었습니다. 제가 뭘 하고 싶어하는 지를 모릅니다. 대화를 했다지만 대화를 하지 않았습니다.’라면서 섭섭함을 표현했습니다.

어버지들은 자녀와의 대화가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고, 또 대화가 필요하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대화를 한다고 하면 지시나 훈계로 대화를 하거나, 큰 소리의 명령으로 대화를 마칩니다. 그러면서도 “아이와 대화가 안 돼요.”라고 하소연하는 분도 있습니다. 아이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자녀의 대화가 없었다는 것을 모르고 있습니다.
자녀와의 진정한 소통을 위한 대화를 위해 이런 노력을 해 보는 것은 어떻습니까? 자녀 둘과 함께 성장해 온 아버지로서 노력한 방법들입니다. 저희 아이들은 이미 대학 진학을 했고, 집에서 멀리 떠나 혼자 살고 있습니다.

첫째, 아이들과 대화를 할 때는 아이들의 말을 ‘끝까지’ 들었고, 중간에 궁금한 것이 있을 때는 보다 자세하게 얘기하도록 질문을 했습니다. 특히 자녀가 내 마음에 안 드는 말을 하더라도 일단은 참고 들었습니다.
둘째, 아이들에게 저의 생각이나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했습니다. “밖에 나가서는 밤늦게 까지 네가 연락을 안 하니 걱정이 많이 되더라.”, “중학교 2학년인 네가 갑자기 1박 2일 동안 혼자 서울을 다녀온다고 하니, 도대체 어떤 생각인지 궁금하구나.‘ 등으로 말을 했습니다.  
셋째, 아이들이 부모와의 생각과 다르게 주장을 할 때는 먼저 아이들의 입장에서 생각했습니다. ‘아이가 저렇게 말하는데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왜 그럴까?’라고 생각습니다. 그리고는 진심을 알기 위해 질문을 했습니다.
넷째, 첫째 아이와의 관계에서 아쉬움이 남는 것입니다. 요즘의 아이들이 많은 힘듦을 겪고 있는데, ‘너 요즘 많이 힘들지?’라는 한 마디를 했으면 더욱 좋았을 텐데 라는 여운이 있습니다. 첫째 아이와의 관계에서 배웠고, 둘째 아이에게는 가끔 이 말을 해줬습니다. 덕분에 둘째 아이와는 정말 마음 터놓고 얘기하는 사이로 거듭났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합니까?’라고 묻는 분도 계실 겁니다. 저는 자녀들과의 소통에서도 그렇고, 요즘 청소년들과의 코칭대화에서도 그렇고, 융통성을 가지고 아이들의 마음을 들어주니 함부로 얘기하지 않던 깊은 마음 속 얘기도 해 준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성찰질문
1. 자녀와 대화에서 누가 말을 더 많이 합니까?
2. 대화에서의 답은 누가 만들고 있습니까?
3. 아버지로서 자녀에게 대화를 하자고 할 때는 언제, 어떤 경우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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