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를 모르는 내 아이, 어떻게 가르칠까》

profile_image
관리자
2022-01-24 00:18 186 0

본문

우송정보대학 유아교육과 초빙교수 김태리 

저 멀리서, 초등학교 3학년 늦둥이 아들의 삐뚤빼뚤 어설픈 자전거를 혹여나 넘어질세라 안절부절하며 따라오는 J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모!"  
 "금쪽아~ 에구 우리 금쪽이 엄마가 자전거 사줬구나?" 
 "네! 저 벌써 진짜 잘 타요." 
 "와 벌써? 대단하네~ 오늘 엄마랑 같이 자전거도 타고 금쪽이 진짜 신나겠다." 
"근데요, 딱히 그렇지만도 않아요. 엄마가 오늘 놀아준다고 약속해 놓고 한 시간도 넘게 안 일어나서 짜증났거든요. 엄마는 잠만 많이 자고
너무 게을러요."

금쪽이의 예상 밖의 대답에 당황하여 그제서야 가까이서 J의 안색을 살피니 피곤에 몸은 축 쳐진 채 눈만 겨우 뜨고 있다.  
 "에구 이 언니.." 

J는 대학병원 수간호사다. 이틀 연속 나이트 근무를 마치고 오늘 아침에 퇴근해서 겨우 한 시간 눈을 붙인둥 마는 둥하고 막둥이한테 끌려나온
모양이다. 아들 셋 중에 중고등학생 둘은 아침 챙겨서 학교 보내고 잠시 눈 붙인 사이에, 이번 주가 학교 안 가는 주인 막내가 칭얼거리기
시작하니 마음 약한 J가 못 버텼을 터다.

부지런하고 성실한 거로는 대한민국 열 손가락에 들어갈 J이건만 막둥이의 평가는 냉정하다 못해 가혹하다. 엄마가 얼마나 두 주먹을 꼭 쥐고
하루를 살아내는지 모르는 아직은 너무 어리고 철없는 금쪽이와 핏기 없이 쓴 웃음을 짓는 J의 얼굴이 오버랩 되며 괜히 내가 울컥 서러워진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일상 안에서 부모와 가족에 대한 감사를 자연스럽게 가르칠 수 있을까, 늘 긍정이 넘치는 J도 이럴 때는 자기도 모르게
힘이 쭉 빠진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부모 사랑은 내리사랑이라 했다. 자식이 부모마음을 다 헤아릴 수는 없는 법이다. 하물며 아직 철모르는 어린 아이들은 더
말하여 무엇하겠는가. 미국의 심리치료사 에이미 모린 Amy Morin은 감사한다는 것은 행동이기 보다 내면에서 나오는 것이자 마음가짐이라고
말한다. 어린 아이들은 성장과정에서 특권의식을 느끼는 시기를 일시적으로 거치게 된다면서도, 이를 영구적인 것으로 고착시키지 않으려면 다음의
훈육 원칙을 기억하자고 제언한다.

첫째, 감사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을 때 이를 알려준다. 주어진 상황과 아이의 행동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해시켜 "감사를 모르는 태도가
상대방에게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것을 스스로 자각할 수 있도록 하되, 비하적인 표현 등 아이의 수치심을 조금이라도 자극할 수 있는 말은
삼가해야 한다.

둘째, 공감을 가르친다. 자신의 말이나 행동이 다른 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부모가 도와주어야 한다. 일상
생활 중에 공통으로 경험했던 구체적인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거나, 책이나 영화에서 나오는 캐릭터를 예로 들어 그들이 특정한 상황에서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 아이가 생각해 보고 그 생각을 부모와 함께 공유해보는 것도 좋다.

셋째, 보상을 지연시킨다. 아이들이 당장 원하는 것에 대해 늘 즉각적인 반응을 보이게 되면, 아이는 감사를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된다.
"그 장난감은 돌아오는 생일날까지 기다리자"라고 말한다든가, "그 장난감을 사기 위해 용돈을 모으는 법"에 대해 가르칠 수도 있으며, 혹은
칭찬받을 행동을 했다거나 긍정적인 인내심을 보였을 때 상을 주는 일종의 보상시스템reward system을 통해 아이로 하여금 성취감을 느끼게
할 수도 있다.

넷째, 감사하는 마음을 강화시킨다. 이를 위한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가장 좋은 것은 부모 자신이 감사하는 모습, 감사하는 말과 행동을
아이에게 일상적으로 자주 보여주는 것이다. <감사의 항아리> 같은 것을 거실에 두고, 매일 한번씩 가족 간에 감사를 느꼈던 것을 종이에 적어서
집어 넣고 온 가족이 한 자리에 모였을 때 같이 꺼내어 읽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질문(1) 아이와 공감에 대해 이야기 해 볼 수 있는 책이나 영화 속의 캐릭터가 있다면 누가 떠오르나요? 그 캐릭터는 어떤 상황에 처했나요?
그 캐릭터에 대해 아이와 어떤 대화를 나누고 싶으신가요?

질문(2) 오늘 감사의 항아리를 거실에 둔다면, 나는 우리 아이에게 무엇을 감사하고 싶으신가요? 또 우리 아이는 내게 무엇에 대해 감사하다고
적어줄까요?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