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기다림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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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21-08-22 18:33 154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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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미현
( 한국부모교육학회 부회장, 위드제이 코칭상담연구소장)


   주말농장에 다녀왔다. 상추, 고추, 깻잎, 피망 등의 식물들이 쑥 쑥 자라나는 것을 보는 것은 10배의 보상을 받은 것 같은 놀라움을 안겨 준다. 특히, 불타는 땡볕 아래 노랑, 주황, 빨강 색색의 방울토마토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모습은 경이롭다. 아직 자신의 색을 드러내지 않은 열매들도 엄청나게 많이 매달려 열심히 크고 있는 모습을 보면 생명의 신비로움과 성장에 대한 놀라움으로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불과 2주 전만 해도 방울토마토들이 거의 익지 않아서 혼잣말로

  ‘올해는 잘 열리지 않나보네. 작년 이맘때는 방울토마토를 엄청 많이 땄었던 거 같은데..’

   하며 한 알도 수확하지 못한 상황을 무척 아쉬워했었는데 어느새 시간이 흐르고 오늘은 놀랍게도 가지들 마다 부러질 듯이 달려있는 방울토마토들이 저마다의 영롱한 색을 드러내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고 있는 것이다.  
    
  이렇듯 인간의 삶은 기다림이라는 덕목을 요구한다. 인간관계속에서는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현대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 특히 ‘빨리빨리’의 문화와 ‘무한경쟁’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기다림이라는 것은 어쩌면 너무도 어려운 요구사항이 되고 있다. 이 시대의 특징을 꼽아 보라 하면 단연 ‘속도’라는 단어가 생각나게 된 것 이다. 패스트푸드에 이어 커피전문점, 편의점까지 드라이브스루가 적용되고 있고 새벽배송, 총알배송, 음식배달 등 현재 우리 사회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현상들은 우리로 하여금 ‘속도전쟁’이라는 단어를 연상케 한다.

  세계적 미래학자 엘빈 토플러(Alvin Toffler)는 그의 저서 『권력의 이동(Power shift, 1991)』에서 “인류는 빠른 자와 느린 자로 구분될 것이다. 빠른 자는 승리하고 느린 자는 패배할 것이다.”라고 했는데, 작금에서 보여 지고 있는 속도전쟁의 현상들은 편리함이라는 긍정효과 이면에 있는 마치 불나비를 보는 것 같은 위태로움과 불편함을 준다.

  교육은 흔히 콩나물시루에 비유된다. 물이 모두 빠져 나간 것 같지만 그렇게 흘러가버린 물을 한 방울 한 방울 먹으며 콩나물들이 조금씩 자라나는 것처럼 다음세대들은 우리의 사랑과 기다림 속에 그렇게 귀한 성장을 이루어 낼 것이다. 부모자녀관계는 장기전이다. 조바심을 버려야 한다. 사랑과 기다림으로 바른 교육이 이루어진다고 나는 믿고 있고 그런 마음으로 학생들과 함께 해왔다.

  속도 보다 방향에 더 공을 들이면서 기다림이라는 것이 부모자녀관계에 있어 필수불가결의 요소임을 기억하며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자녀의 역량이 아름다운 꽃과 열매로 맺어 질 때까지 사랑과 기다림으로 한발 한발 나아가는 부모, 코치, 교사가 되기를 소망한다.  

  성찰질문

  1. 자녀로 학생으로 나에게 맡겨진 다음세대를 나는 사랑과 기다림으로 섬기고 있는가?
  2. 나는 다음세대가 가진 내면의 역량을 믿고 지지하는 코치형 멘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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