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병상련과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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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22-01-24 00:48 185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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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주(한국부모교육학회 총무이사)

  12월 연말 친구와의 힐링 여행을 계획하며 설렘 가득한 시간을 보내는 중에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뉴스를 접하며 불안한 마음에 부랴부랴 부스터샷을 접종하게 되었다. 1,2차 접종 때에는 별다른 증상 없이 지나가서 이번 3차 접종 때에도 괜찮겠지 싶어 급하게 일정을 잡았는데 하필 월요일이었다. 지인들이 접종 후 몸이 아프다고 표현해도 막연히 ‘그런가보다 아플 수 있겠구나’였지 ‘얼마나 아플까’의 공감은 없었는데 월요일 오전 접종 후 잘 지내다가 저녁 무렵부터 팔의 통증을 시작으로 오한까지 겹쳐 밤새 뒤척이며 잠을 한 숨도 못자면서 백신접종 후유증의 무서움이 내 문제로 다가오기 시작하였다. 출근을 하고 일을 하는 중간 중간에도 아픔으로 인해 몸이 견딜 수 없어 결국 조퇴를 하고 크게 앓아눕고 말았다.

  우리 삶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은 공감과 소통이라 할 수 있다. “나는 당신의 상황을 알고 당신의 기분을 이해한다.” 이처럼 공감이란 상대방이 느끼고 있는 감정을 인지하는 것을 넘어 같은 감정을 갖는 것이다. 함께 감정을 공유하고 경험을 나누어 갖는다면 서로의 입장을 훨씬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같은 병을 앓는 사람끼리 서로 불쌍히 여긴다는 동병상련이란 말도 있듯이 내가 전에는 백신 접종을 하고 상대의 아픔을 못 느껴 무덤덤하게 받아들였다면 이번에는 누군가 접종한다고 하면 발 벗고 나서서 백신의 무서움을 알려주며 오지랖을 부리고 있다. 하지만 동병상련과 공감은 같을 수가 없을 것이다. 내가 상대방의 아픔을 받아들이려 일부러 같은 아픔을 겪을 수는 없지 않은가?

  며칠 전에 아이 부모와 상담을 하였다. 아이가 또래 집단과 다른 행동을 보여 담임교사의 어려움을 헤아려 주고 가정생활에서의 어려움도 알아보면서 서로 공유하고자 마련한 자리이다. 처음 의도는 가정과의 연계로 아이의 발달에 도움을 주고자 한 것이었는데 기대와 달리 부모의 입장은 ‘우리 아이는 부모의 기질을 닮아 느린 것 일뿐 아무 문제가 없다’이었다. 어린이집에서의 돌발행동이 가정에서는 보이지 않는데 부모 입장에서도 난감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한 아이를 두고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며 서로의 상황을 이해하기보다는 공감대가 형성이 안 되어 답답함을 느끼고 있었다.

  과연 나는 부모에게 어떤 것을 말하고 싶었을까? ‘당신의 아이가 힘들게 하니 알아주십시오.’ 하는 오만이 전달되어 부모의 마음을 불편하게 한 것은 아닌지 성찰하게 된다.

<성찰 질문>
1. 나는 상대방의 입장을 헤아리기보다 나를 알아달라는 요청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2. 라포를 형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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