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조건은, ‘지금, 여기,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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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의 조건은, ‘지금, 여기, 함께’
최성남남서울대학교 대학원 코칭학과 박사과정한국코칭학회 상임이사 / 커리어코치협회 상임이사
내 어린 시절 기억에는 부모님과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추억이 거의 없다. 늘 바쁘게 일만 하셨던 아버지, 가족들 뒷바라지와 아버지의 일을 도우셨던 어머니의 모습만이 부모님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모습들이다. 나도 어느덧 한 가정의 가장이 된 지 24년째다. 언제였는지 기억나진 않지만, ‘아내와 아들에게 우리 가족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글을 쓰며 다시 질문해 본다. 오늘 괴롭고 힘들게 살면서 나중에 행복한 삶이 정말 행복한 삶일까? 만약, 그렇게 고대하던 미래에 행복한 삶을 살 수 없게 된다면, 얼마나 허무할까?
이 질문들이 미래의 어느 시점에 행복해지겠다는 다짐보다 지금 행복하게 사는 것이 삶의 의미와 목적을 더 값지게 한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물론, 하루하루 힘들게 살아내야만 내일을 기약할 수 있는 삶을 폄하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미래의 어느 시점보다는 현재를 더 행복하게 살고픈 바람과 그런 삶의 과정을 추구하고 싶을 뿐이다. 그런데 나의 이런 생각을 아들이 일깨워 준 적이 있었다.
아들이 10살쯤이던 어느 휴일 아침이었다. 입안 가득 빵을 물고 내게 장난감 총을 겨누며, 총싸움을 시작하자는 신호로 다음과 같이 외쳤다.
“행복해라, 안 그러면 쏜다!”
아들은 “항복해라, 안 그러면 쏜다!” 는 말을 했을 텐데, 내가 듣고 싶었던 말이 아마도 “행복해라, 안 그러면 쏜다!” 였나 보다. 아들이 내가 했던, ‘지금, 여기서, 함께’ 놀자는 의미의 외침이 행복한 삶의 조건임을 일깨워 준 순간이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행복은 삶의 의미이며 목적이고 인간 존재의 목표이며 이유이고, 행복은 자주(自主) 자족(自足) 속에 있다.” 고 말했다. 행복의 조건에 대해 미국의 정신의학자 K. A. 메닝거는, “행복은 스스로에게 달려 있으며, ‘Happiness’는 원래 옳은 일이 자신 속에서 일어난다는 뜻을 가진 ‘happen’에서 나온 말이다. 행복이란 삶의 올바른 성과이며, 우연히 외부에서 찾아온 운명의 힘은 아니다.” 라고 말했다. 아리스토렐레스와 메닝거의 말은, 행복은 삶의 의미이며 목적이고, 스스로 주인이 되고 스스로 만족하는 삶의 태도에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철학박사 박재희도, “행복은 남의 시선과 기대에 연연하지 않고 내 영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사는 삶의 자세다. 이렇게 사는 사람은 언제나 마음이 만족스럽다. 그 만족의 자세를 자겸(自謙)이라고 한다. 겸(謙)은 만족스러운 것이다. 남의 시선에 연연하지 않고 자신의 삶에 만족스러운 상태를 바로 쾌족(快足)이라 한다.” 는 말로 행복의 의미를 이야기했다.
아들의 외침도 대철학자와 석학의 이야기도 행복한 삶은 자신에게서 비롯된다는 의미를 알려 주고 있다. 행복의 조건은 ‘지금, 여기, 함께 행복한 순간을 나누는 것.’ 임을 이 글을 빌어 다시금 깊이 새겨 본다.
성찰질문
1. 당신이 생각하는 행복한 가정은 어떤 모습인가요?
2. 당신의 가정에서 ‘지금, 여기, 함께’ 행복한 일은 무엇인가요?3. 행복한 가정을 위해 당신이 해야 하는 한 가지(One Thing)는 무엇인가요?(여기서 “한 가지(One Thing)“는 다른 일들을 가볍게 하거나 무력하게 만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행동이나 일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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