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그리워하는 어른다움이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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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부모교육학회
2025-04-30 11:51 50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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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리워하는 어른다움이란 어떤 모습일까?

2025. 4. 18.

이정은 : 한국생명존중운동본부 회장 / 이정은 인 디자인 대표

 

자기를 믿고 지지해 주는 어른이 주변에 한 사람만 있어도 자존감은 지켜진다.’고 정신과 의사는 말한다. 수직의 세상에서 수평의 마음을 지켜온 어른다움에 대해 이야기 하고싶다. 여기서 '어른다움'이란 단지 나이나 지위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삶의 태도와 내면적 성숙에서 드러나는 품격이다. 현대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치열한 경쟁 속에서 정신없이 돌아가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우리는 때때로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놓치고 산다. 쉽게 분노하고, 타인의 작은 잘못에도 가혹하게 반응하며, 약자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고 자기 이익만 쫒는 모습이 너무 흔해졌다.

 

어른다움의 다양한 해석

어른다움의 정의는 문화와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다. 전통적으로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는 인내와 절제, 공동체를 위한 희생을 어른다움의 핵심으로 여겼다. 반면 서구 문화에서는 개인의 자율성과 책임감을 더 강조하는 경향이 있다. 세대 간에도 차이가 있어서, 기성세대는 침묵과 인내를 미덕으로 여기지만, 젊은 세대는 소통과 자기표현을 더 중요시하기도 한다.

이런 다양한 관점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보편적으로 그리워하는 어른다움의 공통적인 측면이 있다. 자신에 대해서는 엄격하되 타인에게는 한없이 너그러운 자세, 조그만 손해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고 어려운 상황 앞에서도 품위를 잃지 않는 태도, 약자의 입장을 헤아리며 존중하는 마음이 바로 그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어른다운 사람은 자신이 틀릴 수도 있음을 흔쾌히 인정한다는 점이다. 실수를 인정하고 진심으로 책임을 지며 사과할 수 있는 용기는 어른다움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현대 사회에서 어른다움이 희소해진 이유

왜 현대 사회에서는 이러한 어른다움을 찾기 어려워졌을까? 그 원인은 복합적이다. 첫째, 생존 경쟁이 치열해진 사회에서 개인의 이익을 양보하는 것은 곧 낙오를 의미하는 것처럼 여겨지곤 한다. 둘째, 빠른 속도와 즉각적인 결과를 요구하는 문화 속에서 타인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배려를 위한 시간적 여유가 줄어들었다. 셋째, 소셜미디어를 통한 분노의 확산과 양극화된 의견 대립은 감정적 반응을 증폭시켜 냉철한 판단과 균형 잡힌 시각을 갖기 어렵게 만든다. 또한 우리 사회의 교육 시스템이 성적과 경쟁에 치중하면서 인성과 공감 능력을 키우는 데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못한 측면도 있다. 지식과 기술은 끊임없이 가르치지만, 온전한 어른으로 성장하는 방법은 체계적으로 배우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일상 속 빛을 발하는 어른다움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진짜 어른다운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어,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시끄럽게 전화 통화를 하거나 음악을 듣는 사람을 보았을 때, 화를 내거나 면박을 주는 대신 조용히 다가가 미소 지으며 부드럽게 주의를 환기 시키는 사람을 볼 수 있다. 직장에서는 경험이 부족한 신입 직원이 실수를 했을 때, 모두가 있는 자리에서 질책하기보다는 개인적으로 따로 불러 문제의 원인을 같이 고민하고 실수에서 배울 수 있도록 돕는 선배도 있다. 사회적 이슈나 논란 속에서 감정적인 비난이나 갈등을 부추기기보다는 상대방의 의견을 진심으로 경청하며 이해하고 합의를 이끌어 내는 사람들 또한 우리 주변에서 찾아볼 수 있다. 또 이웃집에서 소음이 들려올 때 즉각적으로 불쾌함을 표출하는 것이 아니라 먼저 상대방의 상황을 묻고 이해와 공감을 표현하며 문제를 부드럽게 해결하는 태도 역시 어른다움의 좋은 사례다.

 

권리 주장과 어른다움의 균형

그렇다고 어른다움이 항상 참고 인내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부당한 상황에 분명하게 목소리를 내고 자신과 타인의 권리를 지키는 것 역시 어른다움의 중요한 측면이다. 다만 그 방식에 있어 감정적 대응보다는 원칙과 존중에 기반한 의사소통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서비스 업계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 종업원을 향해 감정적으로 분노하기보다는, 해당 문제를 책임자에게 정중하게 전달하고 개선을 요청하는 태도가 더 효과적이고 어른다운 대응이다. 직장에서도 부당한 업무 지시나 환경에 대해 무조건 순응하기보다는 적절한 경로와 방식으로 의견을 표현하고 변화를 모색하는 것이 진정한 어른다움일 수 있다.

결국 어른다움은 상황에 따라 때로는 양보하고, 때로는 단호하게 대응하면서도 그 과정에서 상대방의 존엄성을 해치지 않는 균형 잡힌 태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른다움을 향한 첫걸음

어른다움은 결코 대단하거나 어려운 것이 아니다. 아주 사소한 일에도 타인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는 진심 어린 태도로 충분히 실천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태도는 하루아침에 형성되지 않는다. 일상 속에서 자신의 감정과 행동을 돌아보고, 조금씩 개선해 나가는 꾸준한 자기성찰의 과정이 필요하다.

우리가 그리워하는 어른다움을 우리 자신부터 실천해 나간다면, 더 따뜻하고 성숙한 사회를 만드는 것은 결코 먼 이야기가 아니다. 성숙한 어른이 많아질수록, 우리 사회는 더 포용적이고 지혜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성찰질문>

내가 그리워하는 어른다움은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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