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해야 배우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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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응자(남서울대 코칭학과 교수) 21.1.15.
지금은 방학한 초등학교 5학년 딸아이는 지난주까지 줌으로 출석 체크를 하고 온라인 동영상으로 수업을 받았다.
지난주일이다. 다른때는 조용히 공부하는데 여러명의 친구에게 전화하며 애원하는 소리가 들리기에 무슨일인지를 물었더니 학교에 교과서를 놓고와서 가지러 가야지 되는데 혼자가는것이 뻘쭘해서 친구들한테 같이 가자고 했는데 아무도 안간다고 했단다.
그래서 어떻게 할거니? 저혼자 가야죠. 내가 왜 그런 실수를 했을까? 하며 학교에 갔다가 왔다.
"어땠어? 동생들 학교가는데 좀 창피했어요."
"이번일을 통해 무엇을 배웠니? 꼼꼼히 챙겨야겠다. "
내가 꼼꼼히 챙기라고 얘기할 필요가 없다.
토요일 친구와 파자마 파트를 한다기에 먹을거 없으니 친구와 함께 동네 마트에가서 반찬거리를 사오라고 목록을 적어 주었다.
한참이 지나서 두부는 어디에 있느냐? 달걀은 어디에 있느냐? 우유는 어디에 있느냐 물으며 전화를 끊지 않고 물건을 고르고 있다. 이러면 심부름 시킨 의미가 없다 생각하고 알아서 하라 하고 싶었지만 딸아이의 긴장감 100%가 고스란히 느껴져 전화를 들고 있었다.
집에 돌아온 아이에게 오늘 장보기는 어땠냐고 질문하니 해내기는 했지만 기분은 이상하단다. 이상한 기분을 말로 표현하라하니 기분이 좋지 않단다. 해냈다는 성취감 이런것은 하나도 안든단다. 점점 기분이 나빠지는지 짜증을 낸다. 그래서 그느낌을 물어보니 무언가 자신이 부족하고 멍청한 느낌이 나고 남들이 우왕좌왕하고 어리버리한 자신만 보고있다고 느껴져서 자신이 바보같았단다. 그러한 아이의 느낌은 장보기에서도 들어났다. 떡국떡을 사오라했는데 떡볶이 떡을 사오고, 저지방우유를 사오라했는데 일반우유를 사왔다. 네가 얼마나 당황했으면 이렇게 사왔다를 얘기해서 깔깔깔 웃어서 분위기는 풀렸지만 딸아이에게 오늘의 경험은 많은것을 남겼을것이다.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면서 "마트를 엄마랑 그렇게 다녔는데 그동안 나는 뭘 본거냐" 한다.
딸아이는 수요일과 금요일 수영을 다닌다. 나는 아이의 책가방이든 수영가방이든 옷이든 챙겨주거나 하지 않는다. 애 아빠가 빨래하면 각자 자신의 빨래를 정리해서 가지고 간다. 수영복도 혹시 빨래 바구니에 담아 놓으면 빨지만 내놔라 마라 하지 않는다. 수요일 수영을 다녀와서 수영복을 빨아야하는데 가방안에 그대로 두었다가 금요일 알게 되었다. 당신의 아이는 어떻게 할까요? 당신이라면?
"어떻게 하냐? 수영복 없어서 수영 못가? 하니 아니요 빨아야죠."한다. 다른일을 하느라 잊고 있다가 수영장다녀온다고 인사하기에 "수영복 어떻게 됐니?하니 빨아서 입었단다. 놀라서 젖은걸 입었어? 하긴 수영장가면 젖을테니 괜찮겠지만 지금은 옷이 젖어 찝찝할텐데" 하니 아이의 웃음보가 빵 터졌다. 수영복을 빨아서 수건으로 물기를 빼고 드라이기로 말려서 입었단다.
그리고 수영다녀오자 마자 수영복을 빨고있다. 물론 안빠는 날도 있지만 당황하지도 않고 빨아서 입고간다.
회복탄력성은 원래 제자리로 되돌아 오는 힘이다. 그러면 원래의 자리에서 벋어나야 알수있는것이다.
성찰질문 : 원래 제 자리로 돌아가는데는 무엇으로부터 힘을 받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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