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집 귀한 딸

본문
김응자 (남서울대학교 코칭학과 교수-21.2.19)
예전에 친구들과 충남 예산에 있는 예당호를 구경하고 음식점에 방문한 적이 있다. 사람이 많은 음식점에 아르바이트 학생들이 등에 ‘남의 집 귀한 딸’ 이라고 써진 검정 티를 통일해서 입은 모습을 보며 저렇게 써야만 남의 집 귀한 딸인것을 아는건지, 얼마나 힘들게들 했으면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씁쓸했다.
‘남의 집 귀한 딸’ 은 평소 내가 우리 딸 친구들에게 자주 쓰는 말이다. 우리 집은 우리 딸 친구들에게는 자유롭게 놀 수 있는 놀이터이고, 자신들이 좋아하는 맛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맛집이다. 나는 우리 딸 아이 친구들이 와서 밥 먹을 수 있도록 아이들이 좋아하는 폭립, 치즈돈까스, 떡볶이, 피자, 치킨 등의 음식을 떨어지지 않게 냉동실에 챙겨둔다. 아이들은 밖에서 만나서 잠깐 놀고 우리집으로 들어온다. 1시에 만나도 밥을 안먹고 오고, 2시에 만나도 밥을 안먹고 오고 우리집에서 먹고간다. 10시에 와도 아침, 점심, 저녁까지 먹여 어두워지면 혼자 보내지 않고 반드시 집에까지 데려다 준다. 아이들은 의례 당연하다는 듯이 편안하다. 이런 행동을 하는 나의 마음 속에는 ‘남의 집 귀한 딸’이 있다. 우리 딸은 가끔 ‘엄마는 나보다도 내 친구들을 더 챙긴다’고 얘기할 때가 있다.
우리는 내 자식은 귀한 자식, 귀한 자식 하는데 남의 집 귀한 자식에까지 미치지 못할 때가 있다. 귀한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국어사전에 ‘귀하다’는 ‘아주 보배롭고 소중하다’이고 영어사전 ‘귀하다’는 ‘가치를 따질 수 없을 만큼’이다. 우리도 그런 존재이고 아이들도 그런 존재이다. 언젠가 TV 특강을 듣는데 강사가 ‘아랫사람을 대하는 모습을 보면 그 사람이 이후에 윗 사람을 어떻게 대할지를 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내가 일을 하면서 나의 일을 도와주는 사람들에게 듣는 말은 ‘그 사람이 교수님을 대하는 것과 우리를 대하는 것은 달라요’라는 얘기를 종종 듣는다. 그리고 머지않은 시간에 그 사람의 진짜 모습을 확인 할 수 있다.
‘남의 집 귀한 딸’ 이 문구 하나를 떠올리며 마음 가짐을 다지기도 한다. 그렇지 사람은 누구나 다 귀하지. 이 세상에 함부로 대해도 되는 사람은 없다. 이 세상에 내 마음대로 해도 되는 사람은 없다. 누구나 존중받고 귀한 대접을 받아야 한다.
2021년은 귀한 사람들이 아파하지 않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올해 나의 목표는 사람을 좀더 귀히 여기는 것이다.
성찰 질문 : 나에게 귀한 사람은 누구인가?
나를 귀하게 여기는 사람은 누구인가?
댓글목록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