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존재의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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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21-08-22 18:21 39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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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경 옥
ICF코리아챕터 감사, 전문코치(KPC), 열린사이버대 사회복지학과 특임교수. 버츄 FT.

오월의 장미가 여전히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개망초 꽃이 숲길 오솔길 따라 여기저기 모여서서 환한 얼굴로 오가는 이들을 반긴다. 땡볕가림 밀짚모자조차 땀에 절은 농부의 손길 발길 마음길 따라 과일이 익어가고, 들판의 곡식도 자라는 바쁜 유월이다.
만물이 자라는 키재기 유월에 한참 성장해야할 아동들 소식이 심상치 않다. 아동학대, 가정폭력 뉴스가 매스컴을 통해 쏟아진다. 인근 학교에서 초등학생 고학년들의 학교폭력 소식과 관련부모들의 조치에 따른 2차 피해도 아프게 들려온다.

‘사건이 일어나기까지 그 순간 어떤 말들이 오갔을까?’

하이데거에 의하면 우리는 언어를 통해 세계를 만난다고 한다. 언어와 접촉함으로써 진정한 존재체험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그는 언어를 ‘존재의 집’이라고 했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언어 속에서 태어나며, 언어가 말하는 것을 들으며 자란다고 한다. 언어를 통해 삶속에 참여하며 삶의 형식을 배우는 것이라는 것이다. 무언가를 말하기 전에 먼저 언어가 무엇을 말하는가를 귀 기울여 듣는다는 뜻이다.
버츄 퍼실리테이터로서 어떤 순간에도 미덕으로 존재를 드러나게 하려는 마음이 중심잡힌 나로서는 가정이나 직장에서 미덕의 언어를 통한 인성교육을 평소에 생활화, 습관화 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늘 고심한다.

어렸을 때부터 가정에서 미덕의 언어를 자주 들려주고,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미덕의 언어를 스스로 선택하여 사용하면서 개념을 이해하고, 문장완성 등으로 스스로 조합해보도록 하면 좋겠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엄마가 ···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엄마가···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아빠가 ···
내가 가장 싫어하는 것은 아빠가···

나는 엄마가 정말로 ···
나는 아빠가 정말로 ···
내가 엄마에게 바라는 것은 ···
내가 아빠에게 바라는 것은 ···

내가 엄마에게 미안하게 생각하는 것은 ···
내가 아빠에게 미안하게 생각하는 것은 ···

내가 선생님에게 고맙게 생각한 것은 ···
내가 선생님에게 섭섭한 것은 ···

문장완성을 함으로서 상상력을 현실과 연결해보고 즐거운 생각도, 섭섭한 생각도 언어를 통해 밖으로 드러냄으로서 마음속에 미해결과제가 쌓이지 않도록 해주는 것도 중요하다.

성인들의 집단에서도 스스로 언어를 정화하고자 하는 규칙을 정해서 거친 표현이나 비어 등을 사용하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는 태도로 바꿔보는 것도 중요하다. 자신이 평소 가정이나 직장에서 자주 사용하는 언어가 어떤 것이 있는지 3~5가지 정도 적어보고 그 내용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가늠해보는 것이다. 알아차리면 변화 성장은 가능하다고 하지 않던가.  

격이 있는 언어, 결이 고운 언어가 얼마나 상대를 편안하게 하고 즐겁게 분위기를 끌어가는지, 현재 미국 대통령의 태도에서 우리는 경험할 수 있었다. 물론, 선진국답게 너그러운 모습을 연출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오랜 행정 연륜에서 오는 자신감과 성품 좋은 오바마 대통령과 일맥상통하는 정치관으로 세계 각국의 정상들과의 대담 등, 공중파를 통해 전달되는 언어, 태도는 이전 대통령과는 분명히 다르다.  
  
아동 시기는 성장이 빠르다. 오감을 통한 주변 환경에서 주는 영향력의 흡수력도 아주 빠르다. 아름다운 대한민국을 위하여 부모는 물론 어린 시절을 겪어온 성인 모두가 책임 있는 자세로 각자 아름다운 언어의 집을 짓고 아동들에게 좋은 언어 환경을 제공해야 할 터이다.

황인숙의 시 <말의 힘> 중에서 몇 줄 옮겨본다. [기분 좋은 말을 생각해보자./ 파랗다. 하얗다. 깨끗하다. 싱그럽다./ 신선하다. 짜릿하다. 후련하다./ 기분 좋은 말을 소리내보자./ 시원하다. 달콤하다. 아늑하다. 아이스크림./ 얼음. 바람. 아아아. 사랑한. 소중한. 달린다./비!/ 머릿속에 가득 기분 좋은/ 느낌표를 밟아보자.]

성찰질문1: 나는 오늘, 나의 언어의 집의 거실에 어떤 결의 문장을 모실 것인가?
성찰질문2: 나는 오늘, 나의 방문객에게 어떤 말로 맞이하고 배웅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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