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먼저 달라져야 아이도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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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22-01-24 00:43 381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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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인수 (한국코치그룹 마중물(협) 이사)

동화책 ’싫어요 몰라요 그냥요‘(이금이 글)에 나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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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나라 병원에 엄마 원숭이가 아기 원숭이를 데리고 왔다.
지금 동물나라에 전염병처럼 번지는 ’3요‘병에 걸렸다고 하는데 처음엔 무슨 말인지 몰랐으나 곧 알게 되었다.
"어디가 아프니?"
"몰라요."
"모르다니. 어디가 아픈지 분명히 말해야지?"
"싫어요.”
"그럼 병원엔 왜 왔어?"
"그냥요."
이게 아이들 사이에서 번지는 ’3요’병이란다. 코끼리 의사는 '매'를 처방으로 내렸다.
코끼리 의사는 자신의 아이는 매로 다스려 ‘3요’병에 걸리지 않았다고 자부 했지만 매가 무서워 '몰라요. 싫어요. 그냥요.'를 속으로만 되뇌이던 아기 코끼리는 결국 마지막에 ‘그냥요'를 외치며 자기 방문을 쾅 닫고 들어가 버렸다.
지금도 동물나라에서 ’3요‘병을 고칠 치료법을 찾느라 고민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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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의 거친 말과 태도가 빈번하고 있고,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 현신이다. 듣기에 불편함을 넘어 민망한 욕설까지도 나오고 있다. 중고등학생들만이 아니라 초등학생들에게서도 들린다. 자신의 강인함을 표현하기 위해서라든가, 다른 아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어른으로서 이런 아이들에게 화를 내거나 혹은 어설픈 칭찬을 한다면, 아이들은 변하지 않는다. 부모나 교사가 진심으로 자신을 인정하고 수용해 주는 동시에 자신이 몰랐던 뭔가를 깨닫도록 도와주어야 변화가 시작된다.
2021년 10월부터 진행하는 초등학생 ’꿈이루미‘ 제목의 코칭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소중한 경험을 했다. 이름을 적지 않은 종이에 자기 얼굴을 그리게 하고, 마구 섞었고, 자기 그림에 대해서는 아는체 하지 말아라는 조건을 붙였다. 다음으로 얼굴 그림을 보면서, 떠오르는 칭찬 한 마디를 기록하게 했다.
시간이 흘러, 자기 얼굴그림을 찾아 가지고 가라는 안내와 함께, 소감 나누기를 했다. 그러던 중 한 학생이 큰 소리로 말했고, 잠깐 대화를 했다.

학생 : 선생님, 저는 예술이라 생각하고 눈썹을 그리지 않았는데, 눈썹이 없는 사람이라 기록되어 있어요.
코치 : 그래? 너는 어떤 얼굴을 그리려 했니?
학생 : 마스크 쓴 상태에서, 머리카락과 눈, 코를 좀 예쁘게 그렸죠. 그러다보니 눈썹은 안 그린거죠. 머리를 그리는데 신경썼죠.
코치 : 머리와 머리카락에 좀 더 신경써서 그렸고, 그래서 눈썹은 머리카라게 가려지니 안 그린 거구나.
학생 : 예.
코치 : 그럼 물어볼게, 너의 이런 마음이 친구들에게 어떻게 전달되었니?
학생 : 음
코치 : 내가 안내를 할 때, 얼굴그림 종이에 자기 이름을 기록하지 말라 했고, 또 자기 얼굴그림인 것을 아는체도 하지 말라 했잖아. 기억나니?
학생 : 예
코치 : 그럼 다른 친구들은 네 얼굴그림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학생 : 아차.. 모르겠네요.
(중략)

이 흐름에 문든 떠오른 것이 있었다. 아이들이 잘 말하는 ’그냥요, 몰라요‘가 떠올랐다. 아이들 전체에 물었다. ’내가 진짜 궁금해서 그러는데, 나와 함께 하는 시간 동안 재밌고 알찬 꿈이루미를 해야 하는데, 친구들이 도와줄게 있다. 어른들과 얘기하는 동안, 친구들은 ‘몰라요, 그냥요’라는 말을 많이 하잖아. 그런데 ‘몰라요, 그냥요’를 나에게 설명해 준다면 어떤 뜻이 있니?‘라고 물었다. 학생들의 말에서는 여러 가지 나왔다. ’진짜 몰라서, (어른이) 어이가 없어서, (나와) 특별히 상관없어서, (특별히) 할 말이 없어서‘ 등의 답이 나왔다. 아이들의 말을 듣고는, ’먼저 내 질문에 대답해 줘서 고맙고, 여러 답을 해 줘서 고맙고, 내 말을 진짜로 들어줘서 고맙고, 내 진심을 이해해 줘서 고맙다‘라는 말로 인정과 칭찬을 해줬다.
그랬더니 더 놀라운 풍경이 나타났다. ’100글자로 자기 소개글 쓰기‘에서 모두가 지극정성으로 글을 쓴다는 것이다.

말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인간에게 주어진 가장 큰 능력이다. 말이란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상대방에게 보다 상세하게 전달할 수 있는 도구이다. 그 사람이 어떤 말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인격이나 교양의 정도 또는 감정 상태를 짐작할 수 있는데, 아이들의 말버릇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이 표현하는 ’몰라요, 그냥요‘ 등은 말이 통하지 않는 어른들과 대화를 단절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일 수도 있고, 아이들의 거친 말이 곧 어른들 자신임을 알라는 메시지일 수도 있다.  아이들의 말버릇를 나무라는 것부터가 아니라 어른들이 먼저 달라져야 한다. 어른이 먼저 달라져야 아이들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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