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누구를 위해 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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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21-08-21 00:24 286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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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19.
  김응자(코칭학회 부회장/남서울대 코칭학과 교수)

나는 아이와의 추억이 담긴 물건을 장식장에 보관하고 있다.
부모코칭 컬럼을 쓰면서 그 장식장을 자주 보는데 장식해 놓은 1000원짜리 지폐가 눈에 들어오며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때 TV에서 자녀를 잃고 통곡하는 엄마를 보면서 나에게 한 질문이다.

딸: 엄마는 내가 죽으면 어떻게 할거에요?
엄마: 엄마는 너 없으면 못살아. 네가 죽으면 엄마도 따라 죽을거야(딸이 듣고 싶어하는 대답을 해주었다).
딸: 엄마 죽지 말고 엄마는 살아요(말은 이렇게 하지만 만족한 표정이다).
엄마: 아니야 엄마는 네가 없으면 못살아 엄마도 따라 갈거야.

엄마: 너는 엄마 죽으면 어떻게 할거야?
딸: 엄마는 살만큼 살다 가는 거니까. 나는 좀 더 있다 갈게요.  엄마만큼 살다갈게요.
엄마: 엄마 없어도 너는 살 수 있어?
딸: 슬프겠지만 살겠죠(자신의 용돈 지갑에서 1000원을 꺼내 준다). 엄마 먼저 가서 울지말고 이돈으로 맛있는거 사먹고 나중에 내가 갈때까지 기다리세요.

과연 나는 딸에게 어떤 대답을 기대한걸까?
그래도 엄마 없어도 충분히 살겠구나 하는 안도가 들었다. 하지만 머리로 하는 이해이지 마음은 조금은 서운한 마음이 드는 것을 보니 우리는 말을 하면서도 듣고 싶은 대답이 있는 것 같다.

웃프다라는 말이 이럴 때 쓰는 말인가 보다.
엄마는 자식을 위해 목숨도 내놓을 수 있다고 하는데 자식은 과연 그것을 원할까?

청소년기 엄마에게 하는 말중 엄마들이 가장 서운한 말은 '이제 엄마도 엄마 인생사세요'이다.
이미 아이는 홀로 설 준비가 되었는데 엄마가 아이를 잡고 있는 것은 아닌가?

영아기 아이가 걷기 시작하면 이 아이는 부모로부터 분리되어 한 사람의 인간으로 개별적인 삶을 살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것이다. 이것이 영아기 발달과업 중 하나인 자율성이다.

이시기 한 발 한 발 걷는 법을 가르치지 않아도 아이는 스스로 걷고 넘어지고 아무렇지도 않게 일어나 다시 걷고 다시 넘어지고 하면서 스스로 터득한다. 그리고 이때 느끼는 성취로 다시 도전한다.

아이에게는 그런 힘이 있다. 그리고 그 힘은 점점 더 커진다.
이때 부모는 안전한 환경에서 충분히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끝까지 할 수 있도록 기다려 주고, 응원해 주고, 격려해 주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영아기보다 한 참 큰 아이에게 우리는 무엇을 해주고 있는가?
아이가 자라면서 엄마의 역할도 자라야한다. 아이가 자라는 만큼 나는 부모로서 얼마만큼 자라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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