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관의 상호작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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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21-08-21 21:35 277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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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신후(우송대학교  IT융합학부 교수) 2020.09.04

세계인구가 대략 78억 정도 된다고 한다. 지구라는 행성에서 인간의 생존이 어려운 해양과 극지를 제외한 육지에 78억의 인구가 나라를 이루고 살아가고 있다. 한걸음 떨어져서 보면 지구 위의 하나의 인간세계로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78억의 사람들은 78억개의 각자의 세계를 만들며 살아가고 있다. 내가 보는 세계와 아내가 보는 세계가 다르고, 친구가 보는 세계가 다르며, 자녀가 바라보는 세계 또한 나와 다르다. 우리 모두는 각자 자기만의 세계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수년 전 자녀 문제로 코치를 찾았다. 세상을 이미 살아본 자로서 살아온 과정에서 나의 회한과 반성을 대물림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과 중2 아들의 모습을 보며 안타까움이 앞섰다. 아들이 자신의 삶에 대해 좀 더 진지하게 준비할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코치님에게 아들 코칭을 부탁했었다.

나: 코치님. 제 아들이 중2인데 코칭을 좀 해주시면 합니다. 가능할까요?
코치: 자녀분이 코칭을 원했나요?
나: 아니요. 그렇진 않습니다. 애는 자기가 지금 코칭이 필요하다는 것도 모를 것 같습니다.
코치: 어떤 부분에서 그렇게 느끼시는지요?
나: 음.. 미래에 대한 목표를 정하지 못하고 그러다 보니 공부나 여러가지 활동에서 추진력도 떨어지는 것 같구요..
코치: 네. 그렇게 생각하시는 군요.. 그런데 선생님은 중2 때 어떠셨나요?
나: 저요? 저야 중2 때 아무 생각 없었죠. 그냥 놀기 바빴죠. ㅎㅎ
코치: 그럼 지금 선생님의 삶은 어떠신가요?
나: 음. 스스로 제가 살아온 삶에 대해 만족합니다. 지금까지 최선을 다해 열심히 살았구요..
코치: 그런데 왜 자녀분 걱정을 하시죠?
나: 네? ...

살아온 기간에 관계없이 누구나 지금 현재 자신만의 세계관을 가지고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하며 살아 간다. 그러나 우리는 너무나 쉽게 그리고 자주 자신의 세계관으로 다른 사람의 세계관을 이해하려는 (결코 가능해 보이지 않는)시도를 한다. 부모-자식 간은 더욱 그러하다. 내가 낳은 자식인데, 내가 어릴 때 부터 키워봐서 아는데, 내 어릴적 행동과 똑같아.. 애들 생각이 뻔하지..

이러한 생각들은 자녀가 가지는 자녀 만의 고유한 가치와 세계관에 대한 인정의 필요성을 없애 버린다. 그리고 때로는 자신의 색깔(세계관)로 자녀의 세계를 덮어버리기도 한다. 만약 누군가가 파랑색의 나에게 자신의 노랑 색깔로 나의 색깔을 덮어버린다면 어떤 느낌일까? 생각해보면 너무나 답답하고 끔찍할 것 같다. 나의 표현의 의미는 왜곡되고, 나의 주장은 무시되며, 내가 이해하지 못할 방식으로 세상을 봐야 한다. 부모의 세계관에 의해 해석되고 판단된 자녀는 자신의 색깔을 내지 못하게 되고, 위축되며 결국은 실존적 생존을 위해 강하게 투쟁하거나 자신의 색깔을 포기하게 된다. 또는 (바람직하지는 않지만)각자의 색깔의 농도를 엷게 해서 조금씩 수용하며 타협 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런 것은 어떨까? 
컬러 코디네이션에서 색깔을 드러내기위해 사용하는 보색대비라는 것이 있다. 파랑색은 노랑색과 만났을 때 더욱 드러난다는 것이다. 만약 부모가 자녀의 색깔을 덮어버리지 않고 자녀의 색깔을 인정하고 주변에서 받쳐줄 수 있다면…  자녀의 색깔이 더욱 빛나지 않을까?

성찰 질문1: 나는 자녀의 색깔(세계관)을 인정하는가?
성찰 질문2: 어떻게하면 나의 색깔로 자녀의 색깔을 받쳐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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