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소한 일상, 특별한 추억: 방학 행복 처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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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일상, 특별한 추억: 방학 행복 처방전
현미순(남서울대학교 대학원 코칭학과 박사과정)
겨울방학을 맞이하여 많은 부모들이 고민에 빠져있다. 하루종일 게임만 하는 자녀, 단절된 대화, 막막한 방학 계획 등 다양한 고민들이 쏟아진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방학이라는 특별한 시기에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서은국 교수의 『행복의 기원』은 이러한 상황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행복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까운 곳에 있다. 화려한 유학이나 값비싼 학원, 고가의 선물이 아닌, 바로 우리의 일상 속에서 찾을 수 있다. 서은국 교수는 "행복은 거창한 관념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험"이라고 말한다. 이는 청소년 자녀를 둔 많은 부모들에게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서은국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행복은 큰 기쁨의 강도보다 작은 즐거움의 빈도와 더 관련이 있다. 실제로 많은 청소년들은 부모와 함께한 소소한 순간들을 가장 행복했던 기억으로 꼽는다. 늦은 밤 엄마와 나눈 진솔한 대화, 주말 아침 아빠와 함께 한 산책, 가족과 둘러앉아 먹은 평범한 저녁 식사, 방학 때 함께 본 재미있는 영화 한 편. 이러한 작은 순간들이 모여 청소년기의 가장 소중한 추억이 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서도 입증되고 있다.
방학은 이러한 작은 행복들을 발견하고 쌓아갈 수 있는 특별한 기회이다. 학기 중에는 바쁜 일정으로 놓치기 쉬웠던 소소한 대화의 시간, 함께하는 식사 시간, 공유하는 취미 생활을 통해 부모와 자녀는 더 깊은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다. 특히 겨울방학은 추운 날씨로 인해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 오히려 더 친밀한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이러한 작은 행복의 순간들은 단순히 즐거움을 주는 것을 넘어서 청소년의 정서적 안정과 자아존중감 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청소년들은 더 높은 자신감과 긍정적인 자아상을 가지게 되며, 이는 학업 성취도와 또래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서은국 교수가 제시한 행복의 세 가지 특성을 고려한 방학 생활의 재구성이 필요하다. 첫째, 빈도의 중요성이다. 화려한 이벤트보다는 매일의 식사 시간, 짧은 대화, 간단한 산책과 같은 작은 행복이 더 중요하다. 둘째, 주관성의 원칙이다. 다른 가정과 비교하는 방학 계획은 오히려 스트레스를 가중시킨다. 우리 가족만의 행복 기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셋째, 적응의 법칙이다. 새로운 경험과 도전이 지속적인 행복감을 만들어낸다.
실천적 행복 찾기 방안
식사를 통한 관계 만들기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주 2회 이상 함께 장을 보고, 요리 과정에 자녀를 참여시키며, 식사 중에는 디지털 기기를 멀리하고 대화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겨울이라는 계절의 특성을 활용한 활동도 추천한다. 따뜻한 차를 마시며 나누는 대화, 주말 아침의 이불 속 독서, 함께하는 겨울 산책 등이 좋은 예이다. 이러한 활동들은 자연스러운 대화와 교감을 이끌어낸다.
부모의 행복이 자녀의 행복으로 이어진다
행복한 방학을 위해서는 부모의 심리적 건강이 매우 중요하다. 하루 30분 이상의 개인 시간 확보, 주 1회 이상의 친구 만남, 개인적인 취미 활동 유지 등이 필요하다.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명상이나 운동을 하고, 부모 커뮤니티를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방학 중 행복 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단계적인 접근이 효과적이다. 첫 주는 현재의 일상 패턴을 파악하고, 둘째 주는 작은 변화를 시도하며, 셋째 주는 새로운 습관을 만들고, 넷째 주는 변화를 평가하고 수정하는 시간으로 활용한다. 매일 저녁, 그날의 활동을 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와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는지, 함께 즐거운 순간이 있었는지, 서로의 개인 시간을 존중했는지, 긍정적인 말을 했는지, 나만의 시간을 가졌는지 등을 점검해본다.
방학은 우리 아이들과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는 특별한 선물과도 같은 시간이다. 완벽한 방학을 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나, 학업에 대한 과도한 걱정은 잠시 내려놓아도 좋다. 대신 매일 조금씩, 서로를 이해하고 행복을 찾아가는 작은 노력을 시작해보자. 그 시작은 식사 시간의 따뜻한 대화나, 주말 아침의 느긋한 산책처럼 아주 사소한 것일 수도 있다. 이번 겨울방학이 여러분 가정에 특별한 행복의 기억으로 남기를 바란다.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 우리는 이미 행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가장 소소한 순간에 피어나는 행복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길 바란다.
[성찰 문제]
1. 당신의 자녀와 가장 행복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그 순간이 특별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2. 방학 동안 자녀와 함께 하고 싶은 '소소한 행복 리스트' 3가지를 적어보세요. 그리고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도 함께 세워보세요.
참고문헌:
서은국 (2024). 『행복의 기원』. 21세기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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